연꽃 무늬가 새겨진 백제 시대 수막새 기와

지붕 무게의 절반은 흙이었다 — 한식 기와와 와당이 감당한 하중

참고자료 · 자료 시점
핵심 출처 — 전통 기와지붕의 구성과 보토(補土) 시공에 관한 건축사 연구, 삼국~조선 시대 기와 및 와당 출토 자료, 목조 건축의 지붕 하중 전달에 관한 구조 문헌,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기와 관련 조사 자료
자료 시점 — 삼국시대 ~ 조선시대 기와 건축
정리 — Timonology 편집팀 · 2026.8

기와지붕이 무겁다는 것은 다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무엇이 무거운지는 대개 잘못 알려져 있습니다.

기와 자체도 가볍지 않지만, 진짜 무게는 기와 아래에 깔린 흙에 있습니다. 서까래 위에 판을 깔고, 그 위에 흙을 두툼하게 얹은 다음, 그 흙에 기와를 눌러 붙입니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렇게 됩니다. 왜 굳이 흙을 넣었는가. 빼면 훨씬 가벼워지는데도 넣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흙을 넣는 이유 넷

1. 기와를 붙잡아 두려고. 기와는 못으로 박지 않고 겹쳐 얹는 것이 기본입니다. 아래에 흙이 없으면 바람에 들리고 미끄러집니다. 흙이 접착제이자 받침입니다.

2. 곡면을 만들려고. 한옥 지붕은 평면이 아니라 완만하게 휜 면입니다. 나무 부재만으로 그 곡선을 정확히 만들려면 부재마다 깎아야 합니다. 흙의 두께를 조절하면 곡면이 만들어집니다. 오차를 흡수하는 층이기도 합니다.

3. 단열하려고. 흙층은 여름 햇빛의 열이 실내로 내려오는 것을 늦추고, 겨울에는 온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늦춥니다.

4. 눌러 두려고. 목조 건물에서 지붕이 가볍다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바람이 셀 때 가벼운 지붕은 들립니다. 무거운 지붕은 건물 전체를 아래로 눌러 결구를 조여 줍니다.

⇒ ★즉 흙은 부담이면서 동시에 기능입니다. 무게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애초에 넣지 않았을 것입니다.

한국의 전통 기와가 겹쳐 놓인 지붕면의 근접 사진
암키와와 수키와가 번갈아 겹칩니다. 이 겹침의 깊이가 빗물이 새는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사진: Huntsmanleader / Wikimedia Commons (CC0)

그 무게를 어디로 보내나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그 무게를 기둥까지 어떻게 내려보낼 것인가.

  • 흙과 기와의 무게는 서까래가 받습니다.
  • 서까래는 그 힘을 도리로 넘깁니다.
  • 도리는 로, 보는 기둥으로 내려보냅니다.
  • 기둥은 주춧돌을 통해 땅으로 보냅니다.

여기서 한옥 특유의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처마가 길다는 것입니다.

처마를 길게 빼는 이유는 뚜렷합니다. 여름 높은 해는 막고 겨울 낮은 해는 들이며, 비가 벽에 직접 닿지 않게 합니다. 그러나 길게 뺄수록 그 끝의 무게가 지렛대처럼 작용해 안쪽을 들어 올리려 합니다.

⇒ 그래서 처마 밑에 받침 구조가 발달합니다. 격식 있는 건물에서 기둥 위에 겹겹이 짜 올린 부재들이 그 역할입니다. 장식처럼 보이는 부분이 실제로는 처마의 하중을 기둥 쪽으로 끌어오는 장치입니다.

기와의 형태 — 겹침이 방수다

기와는 두 종류가 번갈아 놓입니다.

  • 암키와 — 오목한 것. 물이 흐르는 길이 됩니다.
  • 수키와 — 볼록한 것. 암키와 사이의 이음매를 덮습니다.

빗물은 수키와를 타고 내려와 암키와의 골로 모이고, 골을 따라 처마 끝으로 나갑니다. 접착이나 밀봉이 아니라 «겹침»으로 물을 막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기와지붕의 방수 성능은 겹치는 길이가 좌우합니다. 겹침이 짧으면 비바람이 셀 때 물이 역류해 들어갑니다. 재료가 아니라 시공이 결정하는 항목입니다.

와당 — 끝을 막는 부품

처마 맨 끝에는 얼굴 모양 판이 붙은 기와가 옵니다. 수키와 끝을 막는 것이 수막새입니다.

무늬 때문에 장식으로 여겨지지만, 하는 일은 명확합니다.

  • 기와 안쪽으로 바람과 비가 들이치는 것을 막습니다. 뚫려 있으면 그 구멍으로 물이 들어가 아래 흙을 적십니다.
  • 아래 흙이 젖으면 무게가 늘고, 얼면 부풀어 기와를 밀어냅니다. 지붕이 상하는 경로의 상당수가 여기서 시작합니다.
  • 그다음에야 장식입니다. 처마 끝은 밖에서 가장 잘 보이는 부분이라 무늬가 들어갔습니다.

⇒ 출토된 와당의 무늬로 시대와 지역을 가르는 연구가 많은데, 이는 가장 눈에 잘 띄는 부품이라 유행이 빨리 반영됐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기와 자체는 어떻게 만들었나

기와는 그릇과 같은 흙으로 만들지만 요구 조건이 다릅니다. 모양이 정확해야 하고, 대량으로 나와야 하며, 얼지 않아야 합니다.

  • 성형 — 원통형 틀에 흙을 감아 붙여 큰 통을 만든 뒤, 마른 다음 쪼개서 여러 장으로 나눕니다. 한 번 만들어 여러 장을 얻는 방식입니다. 기와 안쪽 면에 천이나 새끼줄 자국이 남는 것은 이 공정의 흔적입니다.
  • 굽기 — 마지막에 가마를 막고 물을 부어 연기를 가두면 표면이 검푸른 회색이 됩니다. 이 처리를 거친 기와는 물을 덜 먹습니다.

★★물을 덜 먹는 것이 왜 중요한가. 겨울에 물을 머금은 기와는 그 물이 얼면서 부풀어 안에서부터 깨집니다. 한반도처럼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기후에서 기와의 수명을 정하는 것은 강도가 아니라 물을 얼마나 안 먹느냐입니다.

⇒ 그래서 기와 굽기의 마지막 단계는 색을 내는 공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방수 처리입니다.

실무로 옮겨 읽으면

  • 무게가 항상 부담인 것은 아닙니다. 가볍게 만드는 것이 늘 개선은 아닙니다. 무게가 눌러 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면, 줄인 만큼 다른 곳에서 대가를 치릅니다.
  • 오차를 흡수하는 층을 두십시오. 흙층이 나무 부재의 부정확함을 흡수했습니다. 정밀도를 올리는 대신 흡수층을 두는 편이 싼 경우가 많습니다.
  • 밀봉보다 겹침이 오래갑니다. 접착으로 막은 것은 접착이 늙으면 끝나지만, 겹쳐서 막은 것은 형태가 유지되는 한 계속 막습니다. 대신 시공 정밀도가 성능을 정합니다.
  • 가장 작은 부품이 전체 수명을 정할 수 있습니다. 처마 끝 하나가 뚫리면 안쪽 흙이 젖고, 젖으면 무게가 늘고, 무게가 늘면 구조가 상합니다. 어디가 물이 들어오는 첫 지점인지를 아는 것이 유지관리의 시작입니다.

한옥 지붕의 곡선은 아름다우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 비와 해와 무게를 처리한 결과로 나온 형태입니다. 형태를 먼저 보면 취향으로 보이고, 힘의 흐름을 먼저 보면 답으로 보입니다.


본 콘텐츠는 공개된 학술 연구와 발굴·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한 해설입니다. 지붕 구성과 보토 두께는 시대·지역·건물 격에 따라 크게 다르므로, 수치를 인용할 때는 해당 조사 보고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최종 확인일: 2026-08-10.

작성: Timonology 편집팀 — 형태보다 힘의 흐름을 먼저 봅니다.

참고

  • 전통 기와지붕의 구성과 보토 시공에 관한 건축사 연구
  • 삼국~조선 시대 기와·와당 출토 자료
  • 목조 건축의 지붕 하중 전달에 관한 구조 문헌
  •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기와 조사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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