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이 자리한 토함산 중턱의 건물 외관

화강암으로 돔을 쌓고 습기를 다스렸다 — 석굴암이 푼 두 가지 공학 문제

참고자료 · 자료 시점
핵심 출처 — 석굴암 석실 구조 및 천장 가구(架構) 방식에 관한 건축사 연구, 석굴암 보존 과정과 결로 문제에 관한 문화재 보존과학 보고, 국립문화재연구원·문화재청 석굴암 보존 관리 자료, 『삼국유사』 등 석굴암 창건 관련 기록
자료 시점 — 8세기 창건 ~ 20세기 보존 조치
정리 — Timonology 편집팀 · 2026.8

석굴암을 «석굴»이라고 부르지만, 산을 파 들어간 동굴이 아닙니다.

화강암을 다듬어 쌓아 올려 굴처럼 만든 다음, 그 위에 흙을 덮은 구조물입니다. 자연 동굴이 없는 곳에 굴을 «지은» 것입니다.

이 결정이 두 가지 공학 문제를 함께 불러왔습니다. 둥근 천장을 돌로 어떻게 버티게 할 것인가, 그리고 돌과 흙 사이에서 생기는 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입니다.

문제 1 — 화강암으로 돔을 만든다는 것

돌로 둥근 천장을 만드는 일은 벽을 쌓는 일과 성격이 다릅니다. 벽은 아래로 누르지만, 둥근 천장은 옆으로 밀어냅니다. 이 미는 힘을 받아 주지 못하면 천장이 벌어지면서 무너집니다.

서양 건축이 이 문제를 푼 방식은 벽을 두껍게 하거나 바깥에 버팀 구조를 붙이는 것이었습니다. 석굴암은 다른 길을 갔습니다.

둥근 천장을 이루는 돌들 사이에, 바깥쪽으로 긴 쐐기 모양 돌을 끼워 넣었습니다. 이 돌들이 천장돌을 안쪽에서 물어 잡고, 동시에 바깥의 흙더미 속으로 깊이 박혀 있습니다. 밖으로 밀려나려는 힘을 뒤쪽 흙이 눌러 잡아 주는 구조입니다.

⇒ ★핵심은 여기입니다. 석굴암의 천장은 돌만으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돌과 흙이 함께 버티는 구조입니다. 흙을 걷어내면 균형이 깨집니다. 이 점이 뒤에 나올 20세기 문제와 직결됩니다.

석굴암 진입로와 주변 석축
지금 보이는 외형의 상당 부분은 20세기 보수의 결과입니다. 창건 당시 구조를 어디까지 되살렸는지가 오래된 쟁점입니다. 사진: Bernard Gagnon / Wikimedia Commons (CC0)

문제 2 — 돌 안쪽에 물이 맺힌다

돌은 열을 천천히 주고받습니다. 바깥 공기가 따뜻해질 때 돌은 아직 차갑습니다. 그러면 차가운 돌 표면에 공기 중의 수분이 맺힙니다. 여름 냉수 잔의 바깥면에 물이 맺히는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석조 구조물에서 이 결로는 치명적입니다. 물이 계속 맺히면 이끼와 곰팡이가 자라고, 돌 표면이 상하고, 겨울에는 얼면서 돌 자체를 벌립니다.

창건 당시 이 문제가 어떻게 다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습니다. 자주 언급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 바닥 아래를 지나는 찬 물 — 바닥 쪽 온도를 낮춰 두면 결로가 벽면이 아니라 바닥에 생깁니다. 조각상이 있는 벽면을 지키는 방식입니다.
  • 돌과 흙 사이의 자연 통풍 — 습기가 갇히지 않고 빠져나가는 길이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이것들이 의도된 설계인지,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인지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창건 당시의 구조를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왜 확인할 수 없는지가 다음 이야기입니다.

20세기에 문제가 다시 터졌다

20세기 초 대대적인 해체·보수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때 구조를 다시 세우면서 콘크리트가 쓰였습니다.

당대로서는 튼튼하고 합리적인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로 나왔습니다.

  • 콘크리트는 돌과 흙 사이의 공기 흐름을 막았습니다. 습기가 빠져나갈 길이 사라졌습니다.
  • 콘크리트와 화강암은 열을 주고받는 성질이 다릅니다. 온도가 어긋나면서 결로가 오히려 심해졌습니다.
  • 한번 굳은 콘크리트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원래 구조가 어땠는지 확인할 길도 함께 막혔습니다.

결국 이끼와 결로가 심해졌고, 이후에는 기계 장치로 온습도를 조절하고 앞쪽에 유리벽을 세워 관람객의 숨과 체온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게 됐습니다. 지금 석굴암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여기서 남는 교훈

이 사례가 보존 분야에서 반복해 인용되는 이유는 실패 자체가 아니라 실패의 종류 때문입니다.

판단 당시의 근거 뒤에 드러난 문제
콘크리트로 보강 더 튼튼하고 오래간다 통풍을 막아 결로 유발
구조를 «완전히» 고정 흔들림을 없앤다 원 구조의 증거를 지움
새 재료 도입 성능이 낫다 기존 재료와 열·습기 거동이 다름

더 나은 재료를 넣었는데 전체가 나빠진 경우입니다. 부분의 성능과 전체의 균형은 다른 문제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왜 굳이 돌로 굴을 «지었나»

한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목조 건물을 짓는 편이 훨씬 쉬웠을 텐데 왜 이 방식을 택했는가.

  • 불교 석굴의 전통이 있었습니다. 인도와 중앙아시아, 중국을 거쳐 오는 동안 «바위를 파서 만든 예배 공간»이라는 형식이 이어져 왔습니다. 그 형식을 따르려면 굴이 필요했습니다.
  • 그런데 한반도의 화강암은 파고 들어가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중국 석굴이 만들어진 사암이나 석회암은 비교적 잘 깎이지만, 화강암은 단단하고 균열을 따라 통째로 갈라집니다. 파내는 방식이 물리적으로 어려웠습니다.
  • ⇒ 그래서 파는 대신 쌓았습니다. 형식은 지키되 재료 조건에 맞춰 공법을 바꾼 것입니다.

★이 전환이 이 유적의 성격을 정합니다. 석굴암은 남의 형식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같은 결과를 다른 방법으로 얻어낸 사례입니다. 그리고 그 «다른 방법»이 앞에서 본 두 가지 공학 문제를 새로 불러왔습니다.

실무로 옮겨 읽으면

  • 오래된 구조물에 새 재료를 넣을 때는 «강도»보다 «거동»을 먼저 봐야 합니다. 함께 늘어나고 함께 숨 쉬는지가 강한지보다 중요합니다.
  • 되돌릴 수 있는 조치를 우선하십시오. 현대 보존 원칙에서 «가역성»을 앞세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굳어 버리는 재료는 판단이 틀렸을 때 수정할 기회를 없앱니다.
  • 원 상태를 기록한 뒤에 손대십시오. 이 사례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훼손 자체보다, 손대기 전 상태의 기록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 환경을 통제하는 비용은 계속 듭니다. 기계로 습도를 잡는 방식은 전기와 관리 인력을 영구히 요구합니다. 구조 자체가 문제를 풀던 방식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석굴암을 만든 사람들이 열역학을 알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돌과 흙과 물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오랜 경험으로 알고 있었고, 그 앎이 구조 안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걷어내고 더 좋은 재료를 넣었을 때 무슨 일이 생기는지를, 우리는 20세기에 배웠습니다.


본 콘텐츠는 공개된 학술 연구와 문화재 보존 자료를 바탕으로 한 해설입니다. 창건 당시 구조와 습도 조절 방식에 대해서는 연구자마다 견해가 갈리며, 본문은 그 갈림을 명시하는 선에서 서술했습니다. 최종 확인일: 2026-08-10.

작성: Timonology 편집팀 — 남은 것과 사라진 것을 갈라 적습니다.

참고

  • 석굴암 석실의 천장 가구 방식에 관한 건축사 연구
  • 석굴암 결로 및 보존 조치에 관한 보존과학 보고
  • 문화재청·국립문화재연구원 석굴암 관리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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