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주사 경내 전경 속 팔상전(오른쪽 다층 목탑)

법주사 팔상전, 한국에 남은 유일한 목탑이 «기둥 하나»로 5층을 버티는 법

참고자료 · 자료 시점
핵심 출처 — 국가유산포털, 국보 「보은 법주사 팔상전(報恩 法住寺 捌相殿)」 상세 — 지정일 1962.12.20, 층별 칸수·규모, 조상순(국립문화재연구소 안전방재연구실 학예연구관), 「문화재의 뒤안길⑤-법주사 팔상전」, 서울경제 2019.8.9 게재(국가유산청 재게재)
자료 시점 — 1962년 국보 지정 정보 + 2019년 문화재 전문가 칼럼 + 2013년 해체조사 관련 보도
정리 — Timonology 편집팀 · 2026.9

탑은 대부분 돌로 남아 있습니다. 나무로 지은 탑은 불을 견디지 못하고, 세월도 견디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충북 보은 법주사에는 지금도 국가지정문화재로 남아 있는 목탑이 하나 있습니다. 팔상전(捌相殿), 국보 55호입니다. 이 건물이 지금까지 서 있을 수 있었던 것은 «기둥 하나»와 «층마다 줄어드는 규모» 두 가지 설계 때문입니다.

5층을 관통하는 기둥 하나 — 심주

팔상전의 구조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건물 한가운데를 1층부터 5층까지 곧장 뚫고 올라가는 기둥, 심주(心柱)입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조상순 학예연구관은 이 심주 «아래»에 심주를 받치는 주춧돌(심초석)이 있고, 그 심초석 윗면에 구멍을 파서 사리장치를 안치하는 사리공(舍利孔)을 만든 점을 목탑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짚습니다. 돌탑은 대개 탑신 «위쪽»에 사리를 안치하는데, 목탑은 가장 «아래», 심주를 받치는 돌 속에 사리를 넣은 것입니다.

⇒ ★이 구조는 힘의 흐름을 단순하게 만듭니다. 5층 지붕과 상륜부의 무게가 심주 하나를 타고 곧장 내려와, 맨 아래 심초석 하나로 모이는 구조입니다. 여러 층의 하중을 여러 기둥에 나눠 분산시키는 대신, 중심에 «단일 통로»를 만들어 가장 무거운 짐을 그 길로만 내려보낸 셈입니다.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5개 층

팔상전은 층마다 규모가 다릅니다. 1층과 2층은 다섯 칸, 3층과 4층은 세 칸, 5층은 두 칸으로 줄어듭니다. 폭이 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눈에 띄게 좁아지는 형태입니다. 지면에서 꼭대기 상륜부까지 높이는 약 23.1m로, 현존하는 한국 목탑 문화재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법주사 팔상전을 다른 각도에서 찍은 사진
같은 법주사 팔상전을 다른 각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1층부터 위로 갈수록 처마 폭이 줄어드는 체감 구조를 다른 시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 Steve46814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 원래부터 이 규모였던 것도 아닙니다. 조상순 칼럼에 따르면 창건 당시 «사방 3칸»이던 규모가 지금과 같은 «사방 5칸»으로 바뀌었습니다. 정유재란(1597)으로 건물이 소실된 뒤 다시 지어지는 과정에서 규모 자체가 커진 것입니다. (다만 중건을 누가 언제 완성했는지는 자료마다 다릅니다 — 조상순 칼럼은 «1605년 사명대사가 새로 건립»했다고 적는 반면, 다른 자료는 «1605년부터 1626년까지 벽암대사의 지휘로 중건»됐다고 전합니다. 이번 조사로는 어느 쪽이 정확한지 단정하지 못했습니다.)

⇒ ★층이 올라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형태는 건물의 무게중심을 낮추고, 바닥 면적 대비 상층부 하중을 가볍게 만드는 효과를 냅니다. 목탑처럼 높이가 있는 구조물은 옆에서 미는 힘(수평력, 바람이나 지진 같은)에 특히 취약한데, 위가 가볍고 아래가 무거운 형태는 이런 수평력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것이 건축사에서 흔히 이야기되는 해석입니다. ⚠️다만 이 해석을 뒷받침하는 정량적 구조해석 논문까지는 이번 조사에서 직접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그렇게 설계됐다»는 사실과 «그래서 정말 얼마나 안전한가»는 다른 질문이라는 점을 밝혀 둡니다.

2013년 지붕을 열어 보니

오래 서 있었다고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2013년 지붕 해체 정밀조사에서는 상륜부 철물에 균열이 발견됐고, 상륜부 중심 기둥인 찰주(刹柱)의 아래쪽과 5층 처마 부재 등에서 결구(짜맞춤 이음)가 느슨해진 손상이 확인됐습니다. ⇒ ★흥미로운 것은 손상 위치입니다. 갈라진 곳은 건물의 «가운데를 관통하는 축»(찰주·심주 계열)의 아래쪽과, 가장 위층인 5층의 이음부입니다. 하중이 집중되는 «단일 통로»의 하단부와, 가장 가벼워야 할 최상층 이음부에 손상이 몰렸다는 것은, 이 건물이 오랜 세월 동안 힘을 어디로 흘려보내며 버텨 왔는지를 거꾸로 보여 주는 단서이기도 합니다.

한 번 완전히 해체했다가 다시 지었다

팔상전은 1968년에 한 차례 완전히 해체한 뒤 다시 조립하는 큰 보수를 거쳤습니다. 목조 건물은 콘크리트 건물과 달리 «부재를 다 풀어냈다가 같은 자리에 다시 짜 맞출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인데, 이 방식 자체가 오랜 세월 손상된 부재를 개별적으로 교체·보강할 수 있게 해 줍니다. 2013년의 지붕 해체조사도 같은 원리로 진행됐습니다 — 건물 전체를 무너뜨리지 않고 지붕 부분만 들어내 속을 들여다본 것입니다.

⇒ ★못이나 접착제로 완전히 고정하지 않고 짜 맞춤(결구)으로 조립하는 전통 목구조 방식은, «한 번 지으면 끝»이 아니라 «필요할 때 부분적으로 다시 열어 볼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설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5백 년 가까이 이어져 온 건물이 실제로는 한 번도 손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 열어서 점검하고 고쳐 가며 유지된 것입니다.

실무 적용 — 「단일 통로」 설계는 그 통로의 하단을 반드시 점검하라

  • ★★하중(또는 리스크)을 하나의 통로로 모아 처리하는 구조는 효율적이지만, 그 통로의 «끝점»에 부담이 집중된다는 것을 전제하십시오. 심주가 5층의 무게를 한 곳(심초석)으로 모으듯, 여러 요소를 하나로 합류시키는 설계는 합류 지점부터 먼저 낡습니다.
  • ★위로 갈수록 가볍게, 아래로 갈수록 넉넉하게 — 무게중심을 낮추는 형태를 우선 고려하십시오. 층마다 규모를 줄인 팔상전의 형태는, 구조가 통째로 안전하다는 보장은 아니어도 수평력에 견디는 데 유리한 방향임은 분명합니다.
  • 정기 점검은 «가장 무거운 것을 지나는 축»과 «가장 위쪽 이음부» 두 곳부터 보십시오. 2013년 조사에서 실제로 손상이 발견된 자리가 바로 이 두 곳이었습니다.

정리하면

  • 법주사 팔상전(국보 55호)은 국가지정문화재로 남은 유일한 한국 목탑으로, 1층부터 5층까지 관통하는 심주 하나가 하중을 심초석으로 모으는 구조입니다.
  • 사리장치는 심주 «위»가 아니라 심주를 받치는 심초석 «아래»에 안치돼 있으며, 이는 석탑과 구분되는 목탑만의 방식입니다.
  • 층마다 5칸→3칸→2칸으로 규모가 줄어드는 형태(높이 약 23.1m)는 무게중심을 낮추는 방향의 설계로 해석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정량적 구조해석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 2013년 지붕 해체조사에서 발견된 손상은 찰주 하부와 5층 이음부에 몰려 있어, «하중이 모이는 축»과 «가장 위층 이음부»가 실제로도 이 건물의 약점이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본 콘텐츠는 국가유산포털의 국보 지정 정보와 조상순(국립문화재연구소) 칼럼을 정리한 해설입니다. 창건 연대(553년 설)와 중건 주체·연도는 자료마다 표기가 달라 단정하지 않았고, 「체감 형태가 수평력에 유리하다」는 서술은 건축사에서 흔히 통용되는 해석으로 소개했을 뿐 정량적 구조해석 논문으로 직접 검증하지는 못했습니다. 최종 확인일: 2026-09-17.

작성: Timonology 편집팀 — 하중을 «어디로 모으는가»와 «어디부터 낡는가»는 같은 질문의 앞뒤라는 관점으로 읽었습니다.

참고

  • 국가유산포털, 국보 「보은 법주사 팔상전」
  • 조상순, 「문화재의 뒤안길⑤-법주사 팔상전」, 서울경제(2019.8.9), 국가유산청 재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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