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의 진짜 병목은 염초였다 — 흙에서 질산칼륨을 긁어내던 공정과 그 한계
화약 세 성분 중 황과 숯은 구하면 된다. 질산칼륨은 구할 데가 없다. 한반도에 천연 초석 광상이 없었기 때문에, 조선은 민가의 흙을 파다가 미생물이 만들어 둔 질산염을 긁어모아야 했다. 화력의 상한을 결정한 것은 대포가 아니라 이 공정이었다.
화약 세 성분 중 황과 숯은 구하면 된다. 질산칼륨은 구할 데가 없다. 한반도에 천연 초석 광상이 없었기 때문에, 조선은 민가의 흙을 파다가 미생물이 만들어 둔 질산염을 긁어모아야 했다. 화력의 상한을 결정한 것은 대포가 아니라 이 공정이었다.
1429년 통신사 박서생이 일본에서 본 수차를 보고했고, 세종은 모형을 만들어 전국에 뿌렸다. 그런데 보급은 실패했다. 기계가 나빠서가 아니라, 조선의 하천과 농가의 형편이 그 기계를 받아낼 조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각궁은 물소뿔·소힘줄·대나무를 겹쳐 만든 복합궁이다. 뿔은 눌리는 면에, 힘줄은 늘어나는 면에 붙인다. 짧은 활이 큰 에너지를 저장하는 이유와, 접착제가 생선 부레라 장마철에는 만들 수 없었던 대가를 함께 정리한다.
신기전은 활로 쏘는 화살이 아니라, 화살대에 묶인 약통이 연소 가스를 뒤로 뿜어 스스로 날아가는 추진식 화살이었다. 화차는 그 화살 수십 발을 한 틀에 꽂아 동시에 내보내는 다연장 발사대였다. 명중률 대신 제압 범위를 택한 이 설계를 공학의 언어로 분석한다.
거북선의 원형이자 조선 수군의 주력 전투함이었던 판옥선은 바닥이 평평한 배였다. 이 선형은 속도와 직진 성능을 희생하는 대신 얕은 물에서의 운용과 제자리 선회를 얻었고, 그 특성이 포격 전술을 사실상 결정했다. 선체 구조가 전술을 어떻게 강제하는지 공학의 언어로 읽는다.
핵심 요약 거북선은 무(無)에서 창조된 배가 아니라, 조선 수군 주력함 판옥선(板屋船)의 상부를 개장(改裝)해 덮개를 씌운 파생형 돌격함이다. “철갑선”이라는 대중적 통설은 학계에서 확정되지 않은 논쟁 사안이다. 사료에는 개판(蓋板)에 쇠못(철첨, 鐵尖)을 박았다는 기록은 있으나, 선체 전면을 철판으로 덮었다는 확증은 없다. 2층 구조설(김재근)과 3층 구조설이 대립하며, 이는 노 젓는 공간과 포 운용 공간의 배치 문제로 귀결된다. 가장 널리…